가로수는 왜 머리를 자를까?
겨울이면 앙상해지는 가로수. 왜 가지를 잘라내는 걸까요? 가로수 가지치기의 비밀을 알아봅니다.
서울트리맵 ·
가로수는 왜 머리를 자를까?
가로수 완전 정복 시리즈 #3
겨울에 앙상해진 가로수, 왜 그럴까?
겨울에 길을 걷다 보면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가로수를 본 적 있죠? "왜 저렇게 잘라놨지?" 하고 생각해본 적 있나요?
나무 가지를 자르는 걸 '가지치기' 또는 '전정'이라고 해요. 그냥 마구 자르는 게 아니라, 나무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이에요.
왜 가지를 잘라야 할까?
1. 전선이랑 부딪히지 않게
도시에는 전깃줄이 많잖아요. 나무가 너무 크게 자라면 전선에 닿을 수 있어요. 특히 고압전선에 닿으면 위험해요! 그래서 전선 근처 나무는 높이를 조절해줘야 해요.
보통 전신주는 땅 위로 13.5m 정도 올라와 있고, 고압전선은 약 13m 높이에 있어요. 그래서 가로수는 10m 정도로 키를 유지하고, 최대 12m까지만 자라게 관리해요.
2. 신호등이랑 표지판이 보이게
나무가 너무 무성하면 신호등이나 교통표지판이 안 보일 수 있어요. 운전자나 보행자 안전을 위해 이런 것들이 잘 보이도록 가지를 정리해줘요.
3. 태풍 피해를 줄이려고
여름에 태풍이 오면 나무가 쓰러지거나 가지가 부러질 수 있어요. 미리 가지를 정리해두면 바람의 영향을 덜 받아서 피해를 줄일 수 있어요.
4. 나무 건강을 위해
사람도 머리카락을 자르면 더 건강해지듯이, 나무도 불필요한 가지를 잘라주면 더 건강하게 자라요. 죽은 가지나 병든 가지를 제거하면 나무 전체가 더 튼튼해져요.
5. 예쁜 모양을 유지하려고
나무도 예쁜 모양을 유지해야 도시 경관이 좋아지잖아요. 가지치기를 통해 나무의 모양을 다듬어줘요.
어떤 가지를 잘라야 할까?
아무 가지나 자르면 안 돼요! 잘라야 할 가지들이 정해져 있어요.
잘라야 하는 가지들
마른 가지: 이미 죽은 가지는 당연히 잘라야죠.
병든 가지: 병충해에 걸린 가지는 다른 가지로 번지기 전에 잘라야 해요.
웃자란 가지 (도장지): 갑자기 쭉쭉 길게 자란 가지예요. 조직이 약해서 쉽게 부러질 수 있어요.
뿌리에서 난 가지: 나무 밑동 근처에서 새로 나온 작은 가지예요. 그냥 두면 나무 힘이 빠져요.
줄기에서 난 잔가지: 줄기 중간에서 삐죽 나온 작은 가지도 나무를 약하게 만들어요.
엉킨 가지: 다른 가지랑 엉켜있는 가지는 모양도 안 예쁘고 서로 상처를 줄 수 있어요.
아래로 자라는 가지: 원래 나무는 위로 자라야 하는데, 거꾸로 아래로 자라는 가지는 모양을 망쳐요.
안쪽으로 자라는 가지: 나무 안쪽으로 자라는 가지는 햇빛도 못 받고 잘 자라지도 못해요.
언제 가지치기를 할까?
가지치기는 아무 때나 하는 게 아니에요.
가장 좋은 시기: 낙엽이 진 후부터 2월 말까지예요. 이때는 나무가 '휴면기'라서 활동을 거의 안 해요. 이때 자르면 나무한테 스트레스가 적어요.
여름에도 가끔: 태풍 대비를 위해 여름에 가지치기를 하기도 해요.
수시로: 신호등이나 표지판을 가리는 가지는 발견하면 바로 정리해요.
나무마다 관리법이 달라요
벚나무
벚나무는 가지치기를 많이 안 해도 돼요. 11~12월이나 3월쯤에 필요 없는 가지만 살짝 정리해주면 돼요. 벚나무는 자른 곳이 쉽게 썩을 수 있어서 굵은 가지를 자르면 상처 치료제를 발라줘요.
은행나무
은행나무는 좁은 장소에 있으면 매년 가지치기를 해요. 원하는 크기가 되면 거기서 멈추게 관리하는 거죠. 은행나무는 삼각형이나 원형 모양으로 다듬어요.
참고로 은행나무 관리할 때는 고압전선(13m 높이)에 안 닿도록 최대 12m까지만 자라게 해요. 안전하게 10m 정도로 유지하는 게 좋아요.
느티나무
느티나무는 원래 모양이 예뻐서 크게 건드리지 않아요. 엉킨 가지나 웃자란 가지만 살짝 정리하는 정도로 관리해요.
메타세쿼이아
메타세쿼이아도 자연스러운 모양이 예뻐서 마른 가지나 복잡한 가지만 정리해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뾰족한 원뿔 모양을 유지해요.
양버즘나무 (플라타너스)
양버즘나무는 빨리 자라고 가지도 많이 나와서 관리가 좀 필요해요. 하지만 무조건 싹둑 자르지 않고, 일부 잔가지는 남겨두면서 예쁜 모양을 유지해요.
가지치기, 이렇게 해요
굵은 가지 자르기
굵은 가지를 한 번에 싹둑 자르면 안 돼요! 나무껍질이 찢어질 수 있거든요.
- 먼저 가지 아래쪽을 조금 자르고
- 그다음 위에서 자르면
- 깔끔하게 잘려요
자른 후에는 상처 치료제를 발라서 세균이 안 들어가게 해요.
작은 가지 자르기
작은 가지를 자를 때는 '눈' 위치가 중요해요. 눈은 새 가지가 나올 곳이에요.
눈 바로 위에서 자르면 눈이 죽을 수 있고, 너무 멀리서 자르면 남은 부분이 썩을 수 있어요. 눈 위 3~5mm 정도에서 자르는 게 딱 좋아요.
가지치기하면 안 되는 나무도 있어요
모든 나무가 가지치기를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조심해야 하는 나무들:
- 벚나무, 오동나무: 자른 곳이 쉽게 썩어요
- 단풍나무, 자작나무: 자르면 수액이 많이 나와요
- 소나무, 전나무: 자른 곳에서 새 가지가 잘 안 나와요
- 느티나무, 칠엽수: 모양이 망가지기 쉬워요
꽃 피는 나무는 특별히 신경 써요
개나리, 철쭉, 벚나무 같은 꽃 피는 나무는 가지치기 시기가 중요해요.
이런 나무들은 올해 자란 가지에서 내년에 꽃이 펴요. 그래서 가을에 가지를 잘라버리면 내년 봄에 꽃을 못 봐요!
꽃이 진 직후에 바로 가지치기하거나, 여름 전에 해야 내년에도 예쁜 꽃을 볼 수 있어요.
마무리
가로수 가지치기는 그냥 마구 자르는 게 아니라, 나무의 건강과 안전, 그리고 도시의 아름다움을 위해 전문가들이 신중하게 하는 작업이에요.
겨울에 앙상해 보이는 가로수를 보면, "아, 내년에 더 건강하게 자라라고 머리 다듬어준 거구나!" 하고 생각해보세요.
출처
산림청, 「가로수 조성·관리 매뉴얼」, 2022